일명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 사태다. 후크가 박민영의 열애설부터 18년을 동고동락한 이승기와의 정산 분쟁까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후크는 수많은 별들이 뜨고 지는 업계에서도 근 20년 동안 성장한 엔터테인먼트사다. 이승기, 박민영 외에도 가수 이선희를 비롯해 배우 윤여정, 이서진 등 스타들이 포진해있다. 그러나 연속된 사건들로 큰 사회적 파장을 낳으며 위기를 맞았다.
지난 9월 말부터 약 2개월 간 후크에 얽힌 사건들의 타임라인을 정리해봤다.
박민영 열애설 ‘신호탄’…전 연인 강모씨 논란
지난해 12월 후크로 이적한 배우 박민영의 열애설이 신호탄이었다. 단순 열애설이 아니라 박민영 남자친구로 지목된 강모씨의 이력이 심상치 않았던 탓이다.
언론 보도를 통해 강씨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빗썸코리아), 비덴트,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등의 실소유주 의혹에 휩싸였다. 강씨의 사업 자금 230억 원 출처에도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기 전과가 알려졌다.
후크는 거론된 업체 중 버킷스튜디오와 컨소시엄을 이룬 엔터사 초록뱀그룹에 속해 있다. 박민영의 후크 이적이 강씨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던 이유다.
초록뱀그룹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버킷스튜디오 그룹에 속한 회사들이 초록뱀그룹에 전환사채를 발행해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박민영 ‘결별 엔딩’에도 연예계 파장 ‘일파만파’
결국 박민영과 강씨의 열애설은 하루 만에 ‘결별’로 종지부를 찍었다.
후크는 “우선 박민영은 현재 열애설 상대방과 이별을 했다. 그리고 박민영이 열애설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금전적 제공을 받았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설상가상, 언니 박모씨가 인바이오젠의 사외이사로 등재된 사실이 밝혀져 “박씨도 인바이오젠에 사외이사 사임 의사를 전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후폭풍은 계속됐다. 아티스트컴퍼니 설립자인 배우 이정재·정우성, 가수 겸 배우 성유리 남편까지 과거 투자 건으로 비덴트 및 강씨와 연관성 의혹을 받아 이를 부인했다.
이례적인 경찰 압수수색…혐의점에 쏠린 시선
숨 돌릴 틈 없이 ‘악재’가 잇달아 터졌다. 강씨 사태 한 달이 지난 시점에 경찰이 후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수사기관이 연예기획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경우가 흔치 않아 혐의점에 이목이 쏠렸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후크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법조계에 따르면 권모 대표를 비롯한 일부 임원들의 횡령 혐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후크는 입장을 내고 “제기된 사안의 중차대함으로 인해 현재로써는 해당 사안에 대하여 어떠한 말씀도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며,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대로 관련 사항에 대해 공식입장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승기 vs 후크 정산 분쟁…”18년 간 음원 정산 ‘0원'”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후크 대표 연예인 이승기가 수익 정산과 관련된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이 알려진 것.
그런데 이승기가 문제를 제기한 내막이 밝혀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2004년 데뷔부터 ‘내 여자라니까’로 단숨에 스타가 됐고, 이밖에도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했지만 현재까지 음원 관련 어떤 정산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이승기 법률대리인 측은 지난 22일 CBS노컷뉴스에 “18년 동안 음원 관련 정산은 ‘0원’이 맞다. 다른 분야 수익에 대한 정산 관련해서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고, 내용증명만 보낸 단계라 상황을 더 봐야 한다”고 전했다.
후크의 권모 대표는 “후크나 저 개인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명확히 확인되면, 물러서거나 회피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별다른 해명 없이 입장을 보류했다. 그러나 이승기를 향한 폭설 등이 담긴 권 대표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까지 더해졌다.
24일 이승기 법률대리인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이승기는 그 동안 후크 측에서 음원료에 대해 어떠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고, 최근에야 직원이 잘못 발송한 문자를 보고 음원료 수익 발생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문제 제기가 뒤늦게 이뤄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승기가 수 차례 정산내역을 요구했지만 후크 측은 ‘너는 마이너스 가수다’라는 등의 여러 거짓된 핑계를 대며 내역의 제공을 회피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기는 소속사 대표(권씨) 등으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를 전해 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승기는 후크 및 대표 권씨와의 제반 법률관계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후크 측에도 연예활동 전반 매출 및 정산 내역 공개를 요청한 상태다.